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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호박잎 사랑

기사승인 2020.08.06  1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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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빈 정경혜

금빈 정경혜

◈ 약 력

-개인전 9회

-현대시선 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제3회 영상시 문학상 동상 수상

-제6회 영상시 문학상 우수상 수상

-공저)수레바퀴,꽃잎편지

      -앨범)감성테마여행 제3집,6집 참여

      -현)한국미협,김해미협,김해수채화협회,금벌미술작가회,

     -현대시선문학사,신정문학문인협회,남명문학회,김해문인협회 회원

 

칠월답게, 기고만장 소리치며 연일 내리던 장맛비가 오늘 아침은 수를 놓듯이 날실처럼 그렇게 사뿐이 내린다.

평화로운 빗줄기에 모처럼 우산을 받쳐 들고 나선 산책길, 발길마다 눈길마다 가슴마다 와닿는 초록 향기들....

젖꼭지만한 연둣빛 열매가 어느새 대추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있고,

그 아래로는 대를 타고 올라가며 아기주먹만한 토마토가 종알종알 싱그럽다.

얼마를 걸은 것일까~

이름 모를 들꽃들을 지나 깨진 벽 틈 사이로 넝쿨 담쟁이 줄지어 자기영역이라는 듯 초록장막을 펼치고, 거기에 맞서는 기세로 안으로 들어오니 어른 손바닥만한 호박잎사귀는 당당히 줄기목을 들고 소담한 노오란 꽃과 함께 의기양양하다. 줄기끝자락으로 타고 오르는 넝쿨손은 스프링처럼 하나 되기 위한 강인한 의지와 생명력이 느껴진다. 그 모습에서 며칠 전 현관입구에 있었던 검은 비닐봉지가 떠오른다.

그 안에는 봉지 봉지마다 호박잎사귀와 고추, 깻잎, 양파가 한 가득씩 동여져 있었다.

평소 위장이 좋지 않아 여름이면 호박잎쌈을 즐겨먹는 편이며 탁월한 효과를 경험한 뒤 산책 중에는 챙기는 코스이다.

그 사실을 어머니께서 아신 뒤로 매년 호박잎사귀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부드러운 솜털 있는 어린잎만 골라내어 손수 다듬어 이렇게 놓고 가신다. 말없이 건네는 사랑에 가슴이 뭉클하다. 그런데도 내 나이 지천명이 훌쩍 넘은 지금도 늘 어렵고 조심스럽다.

그러나 지금 난, 산책길에서 만난 호박잎을 바라보며 배려와 사랑을 배우고 감사함을 깨닫는다.

소통은 부와 권력과 명예가 아닌 열린 마음으로 건강한 밥상과 대화로 서로를 다독여주는 기운이리라.

예전과는 달라진 환경과 생활상에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의 담'이 높아져 명절과 집안행사 외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철저한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들 같아 씁쓸하다.

기계화로 따른 인간관계의 단절,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문제들에서 우리는 근원적인 외로움을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작은 것들 에게 기쁨과 감사를 느끼며 그동안 나의 모습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긍정적인 자신으로 돌아보게 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시어머니의 호박잎이 사랑이며 건강이며, 나에겐 소통의 담을 낮추게 한 행복이었다.

자율, 배려, 봉사, 열정, 감사하는 마음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감성에너지가 되어 진정한 건강인으로 회복하리라 본다.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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