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시인

어느 공원의 솔로 음악회

어둠이 깃들고
네온사인 하나 둘 일어서는 저녁
행인들 발걸음 한결 빨라진다
진한 분내음 풍기는 디자인된 여인들
네온 불빛속으로 촘촘히 사라지고
도심의 공원에서 기타소리 은은하다

아직 잠들지 않은 공원의 밤은
행인들 멈칫멈칫 눈길 던지며 지나가고
텅 빈 몇개의 관람석에는 불빛이 자리 잡고
관객쯤은 아랑곳 없는 기타리스트
격렬하게 기타를 두들기며 즐겁게 노래 부른다

기타는 울림으로 일어서고
공원 언저리에서 서성이던 나는
음향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지나가던 여고생 몇이 키득키득 웃음을 씹어며
기타리스트에게 따스한 시선을 던진다
다시 음악소리 요란해지고
괜객들 하나 둘 모여든다.

 

김상철 시인

김상철 시인

약력
김해문인협회 정회원
창원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시평 (시인 박선해)

김상철 시인은 거리의 일상에서 장유 롯데마트옆 대청공원에 팔각정 부근에서 젊은 남성 혼자서 간이 의자ㆍ몇개 늘어 놓고 가끔 기타를 치곤 하는데 지나가는 행인 몇이 간이 의자에 앉아 경청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행인들은 눈길만 던지며 지나친다.  관심있게 지켜보던 시인은 변용하여 소소한 일상으로 보이는 자연 환경에도 눈빛 마음빛을 심어 한편의 시로 표현하였다고 한다. 관객이 형성되는 실내가 아니더라도 공복의 연주자에게 이 한편의 시는 먼훗날의 낭만이 그려질 영상을 남겨질 것이다. 시인의 온기가 깃든 그날의 연주가 주마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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