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 스님

 

현진 옥천봉은사 주지
사)정신건강교육개발원 이사장

 조금 지나면 본격적으로 경자년이 시작된다. 연초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길흉화복과 사업 또는 집안의 대소사를 가늠하기 위해 사주나 점을 본다. 앞날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주나 점등은 민간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의지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소소하게 참고 사항 정도로 한다면 별문제가 안 되지만 과신하게 되고 매달리고 집착하게 된다면 큰 문제가 될수 있다. 사주나 점의 근본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추길피흉(追吉避凶)이다.

 길한 것은 함양하고 흉사(凶事)는 피해 간다라는 것이다. 이것으로 보아 앞날은 정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주는 태어난 년,월,일,시의 큰 네 개의 큰 기둥에 천간 지지라는 것이 여덟 개가 쌍을 이루어 그것을 풀이, 해석하여 길흉화복을 예견하는 것이다. 출생 시 그때 그시간은 엄밀히 따지면 그 시간에 태어날만한 인연이 있었기에 그 시간에 태어난 것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태어나기 이전에 형성된 그의 업력인 것이지 앞으로 펼쳐질 운명의 길이 아닌 것이다.

 앞날에 대한 것은 정해진 것이 없으니 본인이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것이다. 옛날에 어떤 이가 부처님에게 물었다. 제 전생은 어떠했으며 미래는 어떠한지요? 그에 대한 대답은 지금 현재 당신이 어떠한 상태인가? 그것이 당신의 전생의 과보요 또한 그대가 지금 어떠하게 생각하고 살고 있는가? 그것이 그대의 미래의 과보가 될 것이다라고 답하였다. 철저히 인과(因果) 속에서 모든 것이 나타난다는 것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인생에 딱히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당연히 사주나 점에 내 인생의 결정을 위탁할 만한 것 또한 아니다. 나의 생각 가치관이 나의 삶을 결정짓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운이 좋다, 나쁘다는 말을 쓴다. 운은 노력하지 않고 우연한 횡재한 것처럼 이야기들을 하는데 절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인과(因果)에 의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 운을 결정짓는 것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가치관과 생각이 운을 결정한다. 어떻게 하면 운을  좋게 할 수 있을까?

 생뚱맞은 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우리의 몸이 기쁘고 만족하고 행복감에 젖는 생각과 일을 하면 운이 좋아진다. 몸은 우리의 습관이 저장되는 곳이다. 그러므로 연의 순리에 맞는 습관을 가지느냐 순리에 어긋나는 습관을 가지느냐가 순전히 운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몸의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아 멍이 들었다면 그 세포는 즐겁지가 않을뿐더러 괴로울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반복되면 하나의 패턴을 만들고 그 패턴이 나의 삶을 어둡게 지배하게 될 것이다.

 무엇을 해도 재수가 없을 정도로 될 듯 될 듯 노력해도 되는 일이 없다라고 할 것이다. 그와 반대로 몸의 세포가 즐겁고 환하게 빛을 발하여 그것이 반복된다면 그것 또한 패턴을 만들고 나의 삶을 밝게 지배하게 될 것이다. 노는 것처럼 여유가 있어도 저절로 일이 되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그의 밝은 운은 그에게 끝없이 좋은 일만을 선사하여 운 좋은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이렇듯 사주나 점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의 운을 위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어떠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운은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고 철저하게 내가 만들고 결정하는 것이다. 경자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스스로가 길운(吉運)을 만드는 창조자가 되어 억세게 운(運) 좋은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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